프롤로그
20살 이후 매번 혼자 가보자 생각만 했던 여행. 막상 계획을 짜고 떠나볼까 생각만 하다 혼자 고독해질 두려움에 멈췄다.
ENFP라 사람을 참 좋아 하다보니 누군가와 함께하는걸 참 좋아했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유튜버 '빠니보틀', '꾸준'등 혼자서 여행하는 모습을 동경하며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에 30살이 넘어 용기를 내 혼자 여행을 떠나보았다.
나의 첫 혼자 여행지는 '사천'이다.
1일차 (계획은 세우지 않는 P의 여행) 3월 25일
나는 여행에서의 '생각지 못한' 우연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 계획을 세우지 않고 전체적인 틀만 가지고 가져간다.
사천으로 정한 이유? 지난번 여행하면서 좋았던 바다 + 인스타 보다가 '소노스시'라는 곳이 인스타에 올라왔는데
지라시스시 라는 떠먹는 초밥이 있다길래 궁금해서 여행지로 정했다.
11:00에 출발하여 가는길에 잠깐 휴게소에 들러 호두과자를 먹으면서 사천으로 향했다.
궁금했던 지라시스시 드디어 먹어볼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두근 하며 가게 앞에 도착했는데
휴가를 가셨다고 한다... 역시 계획대로 되지 않는게 여행의 묘미다.
사실 혼밥도 단계가 있는데 나는 패스트푸드 정도만 가능하다 보니 순간 멘붕이 왔다... 스읍...
다른 초밥이라도 먹어보려고 했으나 내가 도착한 시간은 1시 20분 보통 브레이크 타임이 오후 3시인데 사천은 2시 부터
브레이크 타임인 곳이 많아 근처에 있는 사천읍 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을 둘러보다가 음 역시 소울푸드인 국밥이지 하면서
길원 소머리고 곰탕 집으로 들어갔다. 여긴 다행히 브레이크타임이 오후 3시라 좋았다.
근데...대전에선 국밥이 비싸봐야 10,000원 이었는데 여기는 12,000원이라 흠칫 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며 앉아서
국밥이 나오길 기다렸다.
신기하게 빨간 국물이었고 숙주와 고사리가 들어간 곰탕이었는데 고기양이 많았다. 나름 만족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밥을 다 먹고 전날 사천에서만 판매하는 전통주를 맛보고 싶어 검색하던 중 '사천탁주'라는 곳을 찾게 되었는데 리뷰가
거의 없어서 아직도 장사를 하나?라는 의심 반으로 찾아갔다.
다행히 장사중이었고 나는 반전주를 구매했다. 술을 구매하고 난 후 사천에서 유명한 '사천케이블카'를 타려고 하였으나
역시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게 묘미다. 미세먼지가 심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다음날로 미루고
'대방진굴'에 왔다. 옛날에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장군께서 거북선을 이곳에 숨겨놓았다고 한다. 진짜 신기하게도 바깥에서
보면 이런 곳이 있는지 모르겠더라.
이곳은 사람이 많지 않아 한적해서 한가로이 산책하기 좋았다.
체크인 할 시간이 되어 '호텔 루벤스'로 향했다.
내가 사천으로 여행지를 정한 이유 중 큰 몫을 한 곳이다. 모든 객실이 오션뷰라고 한다.
나는 여행 전날 야놀자에서 디럭스 룸 49,000원에 결제했다. 기본적인건 모두 갖추어져 있다.
잠깐 의자에 앉아 바다를 보며 멍을 때리다 근처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숙소 근처에 위치한 '모리 커피' 라는 곳으로 왔는데 카페 앞에 주차장이 3~4대 정도 가능하며 근처에도 주차할 곳이 있어
주차걱정은 없었다. 사장님이 친절하시다.
음료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와 자리를 잡고 앉아서 창밖을 구경하는데 윤슬이 아른거리며 한적함을 즐겼다.
전날 알라딘 서점에 들려 구입한 책도 읽고 사색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다가와 있었다.
저녁에 뭘 먹지 고민하다 삼천포 시장쪽으로 이동하여
생활의 달인에 나왔던 '충무김밥' 1인분과 삼천포 시장안에 있는 '삼천포 순대'에서 머릿고기 1인분을 포장하였다.
순대집에서 사장님께 "사장님 혼자 저녁으로 먹을건데 얼마나 시켜야 할까요?"했더니 사장님께서 "1인분이면 충분해요"
하시면서 고기를 포장해주셨는데 10,000원인데 엄청난 양이었다. 너무 많아서 다음날도 집에 남겨와서 볶아 먹었다...
숙소에 도착하여 해가 져물어 가는 걸 구경하다 씻고나와 저녁거리를 셋팅했다.
점심에 샀던 사천탁주의 반전주 맛있어서 깜짝 놀랐다. 다음날 사가기로 결정!
이 날 한국VS요르단 월드컵 예선전을 했는데...찬스를 너무 놓쳐 아쉬워 했다. 답답함 때문인지 술이 더 잘들어갔다ㅎ...
1일차 정리
- 소노스시 실패 > 소울푸드 국밥 성공
- 사천탁주 > 완전 성공
- 사천대방진굴 > 한적함이 마음에 듦
- 모리커피 > 풍경이 다했다
- 호텔루벤스 > 오션뷰+합리적인 가격 아주 좋다
- 충무김밥, 머릿고기 > 술과 아주 잘 어울림